다시보는 10,26~박흥주 대령의 슬픈사연
“우리 사회가 죽지 않았다면……”
 
서울의소리
                        ▲ 중앙정보부장이였던 김재규와 박흥주대령의 현장 재현
 
내가 10.26사태와 관련하여 이미 고인이 된 박흥주 대령의 집을 찾아나섰던 것은 1986년 봄이었을 것이다. 박흥주 대령은 군인신분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조차 하지 못한 채, 그의 상사요 사건의 주범인 김재규 장군의 형이 대법원에서 미처 확정되기도 전인 80년 3월 6일, 소래의 야산에서 총살형으로 처형되었다.
 
그때 그에게는 아내와 두 딸이 있었는데 큰 딸이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그 애가 대학에 들어갈 때 등록금으로 쓸 수 있도록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부들이 얼마의 돈을 은행에 신탁했었는데, 그 증서를 찾아들고 나는 길을 나섰던 것이다.
 
잘나가는 군인인데다 중앙정보부장의 수행비서였던 박흥주 대령이 행당동 산동네 12평짜리 집에 사는 그 청빈은 당시 법정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서민아파트가 들어서기는 했지만 산동네의 가난과 남루는 여전했다.
 
손님이 왔다는 말을 듣고 남의 집에서 일하다말고 달려온 그 부인의 거친 손에 한사코 싫다는 그 증서를 던지듯 맡기고 나는 그 비탈길을 뛰어내려왔다. 오랜만에 무엇인가 보람 있는 일을 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것은 내게 그 뒤로 10.26사태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기억의 하나가 되었다.
 
최근 우연히 책을 읽다가 박흥주 대령이 바로 죽기 며칠 전, 죽음을 예감하면서 아내와 두 딸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유서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읽으면서 나는 아무도 없는데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어디 쥐구멍이 있으면 거기라도 들어가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 10,26 당시 아빠를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두딸  

두 딸에게 보낸 편지에는 “아빠는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다. 주일(主日)을 잘 지키고, 건실하게 신앙생활을 하여라”고 하였고, 아내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는 “아이들에게 이 아빠가 당연한 일을 했으며 그때 조건도 그러했다는 점을 잘 이해시켜 열등감에 빠지지 않도록 긍지를 불어넣어 주시오. … "우리 사회가 죽지 않았다면 우리 가정을 그대로 놔두지는 않을 거요. 의연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면 되지 않겠소?”라고 쓰여져 있었다.
 
두 딸에게 보낸 편지나 아내에게 보낸 편지가 모두 그것을 읽는 우리를 숙연하게 하거니와, 나는 특히 “우리 사회가 죽지 않았다면 우리 가정을 그대로 놔두지는 않을 거요”하는 대목이 목에 걸리는 것이었다.
 
그는 그래도 남아 있는 우리 사회와 사람들을 믿고 떠났는데, 남아 있는 우리 사회와 사람들은 그를 위하여, 그의 남겨진 가족을 위하여 무엇을 했는가. 그 말이 내 가슴을 칠 때, 나는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 그 이후 10.26사태를 생각할 때, 그 사람들을 떠올릴 때 나는 차마 부끄러움 없이는 그들의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육사에 들어가고 수재로써 18기 동기 가운데 가장 총망받는 군인이였으며 그래서 고속 승진을 거듭하여 대령까지 미쳤지만 장세동 동기들과 달리 김재규에게 저렇게 총을 전달하는 일을 하다 사형을 당했다.
 
그래도 장세동은 안타까웠다.박흥주 같은 인물은 육군참모총장감이고 동기들 중 선두주자고 청렴하고 강직하여 많은 사람들에 귀감과 존경을 받았고 김재규에게 끝까지 충성을 하는 것을 보고 장세동은 두환이 찾아가서 불쌍한 남은 가족에게 연금은 주자 하니까 두환이는 반란수괴 부하에게 연금은 없다며 거절했다.넘 청렴하게 살았던 박흥주 대령 운이 없는 비운의 군인이였다.
                                                              출처;다산연구소, 글쓴이;김정남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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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0/27 [03:04]  최종편집: ⓒ 가평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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